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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27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돈의 속성> 언젠가부터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유행이다. 벌 만큼 벌어 더는 직장이나 일에 매이지 않고 살아갈 자유. 코인 광풍이 불 때 몇백억을 벌어 그 자리에서 퇴사하고 나갔다는 영웅담은 올해 서울 도처로 퍼져 나갔으며,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수천만 원, 억 단위의 잭팟을 터트리는 이들이 실제로 내 옆에 나타났다.(개부럽) 코로나를 겪는 동안 코스피 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장난으로 만들었다는 도지코인의 하루 거래량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넘어서기도 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주식과 코인에 투자했고(상승장에 내린 몇몇을 제외하곤) 망했다. ​ 부끄러운 말이지만 주식, 코인의 광풍이 휘몰아치며 나도 마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처음으로 경제를 배웠다. 기독교에 베이스를 둔 나는 어릴 적부터 청교도주의에 근거해 정.. 2021. 6. 21.
영혼의 어두운 밤 <살고 싶다는 농담> 나는 남을 평가하는 일을 그만두었다. 평가받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영혼을 파괴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일도 그만두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사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독자보다 그래서 너는 누구 편이냐고 묻거나 마음대로 단정 짓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 더 이상 삶을 소음으로 채우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내가 정말 바꿀 수 있는 작은 걸 떠올려보자는 생각이었다. 이제 나는 다음 책을 비롯한 사사로운 작업들과, 가난한 청년들이 나와 같은 이십 대를 보내지 않도록 만드는 일에만 집중한다. 다른 일에는 큰 관심이 없다. (p.124) ​ 나는 허지웅을 십수 년 전 트위터에서 만났다. 페이스북이 런칭하기도 전의 시절, 트윗의 국내유저가 고작 10만이 안 되던 시절이었다. 씨네21 기자라.. 2021. 6. 17.
그때. 내가. 만약. <일인칭 단수>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인연 중) ​ 하루키를 읽자하면 늘 피천득 님의 이 이 생각난다. 하루키의 단편집은 대체로 편하게 읽힌다.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길게 누이고 천천히 책장을 넘긴다. 하루키는 그의 단편에서 소설에 있어야 한다는 기승전결을 꽤 과감하게 생략한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얘기처럼, 천천히 들려주는 하루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늘 잊고 지내던 누군가가 생각이 난다. 그의 이야기가 흡입력을 가지는 이유도 결국 그는 그의 목소리를 빌어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하루키를 읽고 있으면 이미 잊어버린 줄 알았던 그 사람.. 2021. 6. 16.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나는 유튜브로 영어를 배웠다> 영어에는 왕도가 없다는 오래된 이야기를 믿는 편이다. 하지만 행여나 누가 이렇게 하면 공부가 잘된다는 이야기에 혹하는 편이기도 하다. (귀가 얇은 편) 아무튼 그렇게 나는 또 속았다. ​ 유명 영어 강사이자 유튜버인 저자는 유튜브를 이용해 영어 공부하는 방법과 채널을 알려준다. 다른 건 모르겠고 저자가 알려주는 몇 가지 팁 중 는 부분 하나만큼은 크게 공감됐다. 영상과 유튜브가 일상인 아이들에게 유튜브는 분명 좋은 영어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친절하게 그렇게 공부하는 방법과 채널까지 알려준다. 몇 개 들어가 봤는데 역시 난 유튜브 체질은 아니다. ​ 요즘은 전화 영어와 함께 카톡으로 회화를 배우는 시스템이 있다. 외국인 울렁증이 있는 터라 외국인이 영어로 말을 걸어오자면 있는 영어도 머릿.. 2021. 6. 15.
어른의 일, 그냥 하는 일 <어른의 일> 글쓰기의 지난함도 마찬가지였다. 잘 쓰려고 하지 않고 그냥 쓰니 서서히 문제가 풀렸다. 화면 앞에 앉아 ‘잘하고 싶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날은 ‘짜증 나’, ‘하기 싫어’ 같은 아무 말을 써서 화면을 채워 넣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한두 문장이 턱 하고 걸려들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그냥 쓰는 손’이 필요했다. 잘하지 못하는 나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문제였다. ​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더 강력한 건 ‘그냥 하는 마음’, ‘계속하는 마음’, ‘끝까지 하는 마음’ 이다. 최고를 찍고 그만두는 게 아니라 좋은 상태를 유지한 채 쭉 가는 것. 그렇게 가는 길이 나를 만들 것이다. 이 책이 내 손에 쥐어지고 나면 괴로웠던 나보다 끝을 본 나를 기억할 것이다. 앞으로도 그냥 하는 .. 2021. 6. 14.
봄과 좌파와 고양이 중 그 중 제일은 고양이니라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작가님 이름이 참 예뻤다. 봄이라니. 계절로의 봄, 보다의 봄. 어떤 의미든 예쁘다. 책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한때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정당으로 이어지는 한국 진보정당 역사의 한 귀퉁이에서 한 달에 적게는 몇천 원에서 만원 보탠 게 전부지만 그래도 나도 20대엔 맑스를 읽고, 박노자와 김규항의 글을 탐독하며 좌파를 논하곤 했다.(물론 지금은 정치와 가능한 먼 거리에 있으려 한다. 참고로 지금 내 소속정당은 녹색당이다.) 고양이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지구생명체인 동시에 우리 집에도 자는 걸 좋아하는 동거묘 한 분을 8년째 모시고 살고 있다. 거기다 유시민 선생님이 강력추천한 책이라니 사실 안 읽을 이유가 별로 없는 책이기도 했다. ​ 봄과 좌파와 고양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인 이 책은 당연하게.. 2021.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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