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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98

드래곤 길들이기 2 - 강남좌파를 위한 변명 5년전 만난 히컵과 투슬리스만으로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디즈니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 나는 드림웍스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전복이 신나고 반갑다. 피오나가 슈렉으로 변할때 만세를 불렀던 것처럼, 전작에서 히컵이 다리를 잃고 투슬리스를 얻었을 때 느꼈던 전율이 드림웍스의 이야기속에는 있다. 그래서 난 이 이 디즈니가 약빨고 만든 보다 두 배정도 좋다. 착하기만 한 이야기의 전복과 뻔하지 않은 교훈, 그리고 기쁨과 감성이 풍만한 공동체. 드림웍스가 그려내는 공동체의 모습은 곧 우리가 꿈꾸는 어떤 공동체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히컵은 5년전에 그랬던 것처럼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고 그렇게 모두가 소통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청년이 되었다. 그는 왕위의 적자임에도 그렇게 얻어지는 권력을 부당하다고 느끼며, 왕.. 2014. 8. 9.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내가 처음 아르바이트란 것을 시작한 수능시험 이후 M문구점이었다. 그래도 시내의 꽤나 괜찮은 문구점이었음에도 점장님은 어린편(그 당시의 느낌으로는?)이었고, 두 명 있는 직원과 세 명의 알바생들과 척지지 않고 꽤나 잘 지내는 편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고도 구미에 가면 꼭 그곳엔 들르곤 했다. 직원도 바뀌고 알바도 바뀌었지만 점장님은 늘 거기 있었고, 한번씩 시켜주시는 치킨이며 컵라면이 그렇게 좋았다. 그런 것들을 시켜놓고 꼭 소주 한잔 하시던 점장님은 당시 내가 알아듣기 힘든 어려운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문구점 운영이 쉽지 않다 뭐 그런 얘기였던 것 같다. 그렇게 영원할 것 같던 문구점은 내가 대학에 들어가고 몇 년 있다 문을 닫고 말았다. 이후에도 몇몇 알바를 전전했지만.. 2014. 8. 3.
refuge 살아가며 상처 하나 쯤 안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으며,그 상처가 덧나 외로움 하나쯤 지니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을까. 문제는 그 상처와 외로움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일 것이다.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없이 문제와 치받기도 하고,그 문제를 피해 멀리 도망가 버리기도 한다.아예 다른 어떤 것에 한없이 탐닉하기도 하며,그 문제는 나와 상관이 없다는 듯 초월적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형의 죽음으로 인해 떠돌고 있는 남자,부모의 도주로 인해 온가족을 짊어지고 있는(그래서 남자들에게 사랑을 구걸해본 경험을 지닌) 여자,우울증을 앓고 있는 뇌의 반정도가 없는 여자의 남동생과이런 가족사로 인해 그저 어긋나고 싶은 여동생. 이 네명은 각자의 문제를 가지고 한 집에서 만난다.남자와 여자는 사랑하지만 둘은 각.. 2014. 7. 19.
인사이드 르윈_세상구경 '세상구경 잘한거야.'영화 속 르윈이 처음과 끝에 부르는 노래 'Hang Me, Oh Hang Me'의 마지막 가삿말이다. 이렇게 적적하면서도 헛웃음을 날리게 하고 몰입하게까지 하는 영화라니. 르윈은 떠돌이 삼류가수이다. 있는거라곤 낡은 코트(그것도 얻어 입은)와 기타 하나가 전부인 가수. 시대는 1960년대 즈음, 르윈은 기대했던 첫번째 앨범이 실패하고 클럽을 전전하는 신세이다. 클럽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크게 잘못한 것도 없을터인데 영화는 르윈이 손님에게 불려나간 뒷골목에서 몇대 쥐어 터지면서 시작된다. 노래하라고 불러주는 곳은 없고, 다 낡아 빠진 레이블의 늙은 사장과도 몇 푼에 티격태격 하지만 너땜에 망했다는 폭언이 그들의 마지막이다. 우연히 친구의 애인과 하룻밤을 보냈는데 그녀는 임신을 덜컥 해버.. 2014. 6. 25.
Her_나와 너 우리가 한때 사랑했던 누군가와 헤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생각이 달라서, 성격이 맞지 않아서, 그 버릇은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서. 그 수많은 맞지 않음에 맞서 우리는 이별을 선언하고 그 이별의 이유를 상쇄시켜 줄 또 다른 누군가를 찾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적잖은 상처를 주고 받는다. '상처를 통해 성장한다'는 잠언은 이미 너무 빠른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상처를 그저 덮어주는 연고 같은 이야기일 따름이다. 우리 대다수는 그 상처를 마주 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자기 앞에 닥친 문제를 아무것도 아닌 척 취급하고 그렇게 실제로 가벼운 존재들이 되어간다. 또 이 상처에 데어 본 이들은 다시는 그 상처와 마주 앉지 않는다.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만이.. 2014. 6. 9.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나도 전화하고 싶어. 누군가에게. "나도 전화하고 싶어. 누군가에게." 남자는 평범한 스물아홉의 은행원이다. 성실하고 착하기만 한 그에게는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아니 나이가 어느정도 차고 아침에 출근할 곳이 있으며 적당한 외로움을 안고 사는 이들은 누구나 마음 한켠에 웅크러져 있는 소원 같은 것 일지도 모른다. 그는 가끔 셀카를 찍는다. 그는 캠코더의 녹화 버튼을 누르고 이따금씩 미래의 아내가 될 이에게 오늘 있었던 일과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털어놓는데, 남자는 적어도 2년 뒤에는 당신이 이 걸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2년 후에는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이다. 투박한 까만 뿔테에 바가지 머리를 한 남자. 남자는 귀엽다. 여자는 스물일곱의 학원강사이다. 아이들과 학원 근처 분식집에 가는 걸 즐기는 여자는 친절하지만.. 2014.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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