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짱고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2 - 강남좌파를 위한 변명

by 짱고아빠 2014. 8. 9.
반응형

 

 

5년전 만난 히컵과 투슬리스만으로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디즈니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 나는 드림웍스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전복이 신나고 반갑다.
피오나가 슈렉으로 변할때 만세를 불렀던 것처럼,
전작에서 히컵이 다리를 잃고 투슬리스를 얻었을 때 느꼈던 전율이 드림웍스의 이야기속에는 있다.
그래서 난 이 <드래곤>이 디즈니가 약빨고 만든 <겨울왕국>보다 두 배정도 좋다.

 

착하기만 한 이야기의 전복과 뻔하지 않은 교훈, 그리고 기쁨과 감성이 풍만한 공동체.
드림웍스가 그려내는 공동체의 모습은 곧 우리가 꿈꾸는 어떤 공동체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히컵은 5년전에 그랬던 것처럼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고 그렇게 모두가 소통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청년이 되었다.
그는 왕위의 적자임에도 그렇게 얻어지는 권력을 부당하다고 느끼며,
왕자의 삶보다 다른 이들처럼 노동을 통한 삶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삶이 옳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그는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어떤 세력이 나타나도 싸우기 보다 대화하고 설득하려 한다.
이것이 전작에서 드래곤과 끊임없이 교감하려하고 그들을 결국 지켜낸 히컵의 모습이다.
이 정치적 올바름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어마어마하다.

 

지인이 얼마전 교회를 옮길 것을 고민했다.
그는 늘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사회에 분노했다.
교회가 교회답지 못한 것에 분노했고, 제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물론 그 고민을 이해하기에 소위 대형교회에서 떠나는 것을 굳이 만류하진 않았지만,
아쉽게도 얼마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그의 고민은 부동산을 통해 벌어들이는 차액의 크기에 관한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며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것'과 '힘을 기르는 것 혹은 부를 축척하는 것'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하나의 공식이 성립한다.

 

전작에서 히컵은 단 한번도 드래곤에 맞서지 않았다. 그는 믿음과 신념으로 투슬리스를 지켜냈다. 자신의 다리를 잃으면서 상대의 마음을 얻었다. 그는 자신의 일부를 내어주고 공동체를 얻었다.
5년뒤 에도 히컵은 악당 드라고와 대화하려 한다. 하지만 드라고를 만난 그는 그가 대화할 수 없는 사람임을 알아차린다. 히컵의 아버지는 살해당하고 이대로 바이킹공동체는 와해 될 지경에 이른다. 히컵은 더 이상 자신의 다리를 내어놓지 않는다.
그는 칼을 들었고 악당을 물리쳤다. 늘 방어용으로만 사용되던 히컵의 무기는, 어떤 위협에도 기다리기만 하던 최강의 드래곤 '나이트 퓨어리'는 드디어 제 실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늘 어긋나던 '정치적 올바름'과 '힘'은 드디어 만나게 된다.

 

강남좌파들은 이제야 편안해진다.
'옳음'과 '자본'은 현실에서는 만나야한다.
책에서야 그 둘은 만나서도 안되고 만날 필요도 없지만,
이 땅에 발붙이고 있는 한 결국 그 둘은 만나야만 한다.

드래곤길들이기2는 그렇게 우리게 면죄부를 준다.
히컵은 결국 바이킹의 새지도자가 된다.
물론 그는 바이킹의 멋진 새 리더가 될것이지만, 무언가 찜찜한 기운은 지울수가 없다.


덧. 영화만 놓고보면 트랜스포머 귀때기를 세대는 왕복으로 때려도 괜찮을 정말정말 신나는 영화다. 4D로보면 더더욱!

 

 


드래곤 길들이기2 (2014)

How to Train Your Dragon 2 
8.6
감독
딘 데블로이스
출연
오승윤, 안장혁, 최석필, 김서영, 방성준
정보
애니메이션,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01 분 | 2014-07-23

반응형

'짱고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타바바라_삽십대의 사랑이야기  (0) 2014.08.11
그 사람 추기경  (0) 2014.08.11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0) 2014.08.03
refuge  (0) 2014.07.19
인사이드 르윈_세상구경  (0) 201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