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기
나는 길바닥에서 버리는 돈, 시간이 가장 아까운 사람이다. 그치만 물리적 거리는 존재하는 실제하기에, 빨리가려면 돈을 포기해야하고, 싸게가려면 응당 시간을 포기해야한다. 예전엔 돈은 없기에 시간이 포기되는 경우가 잦았는데, 언젠가부터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결국 그 둘의 위치를 바꾸는 지경에 이르러버렸다. 빨리빨리, 조금 빨리가는 것이 중요해졌고, 뒤쳐지지 않는 것은 생의 목표처럼 되어버렸다. 포기한 돈은 투자로 변신하여 내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줄 것 같았다. 오랫만에 버스를 탔다. 남이 운전해주는 차안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다. 네비게이션 언니의 날카로운 음성이 아닌, 묵혀두고 꺼내지 못했던 그리웠던 목소라를 듣고, QT를 하고 글을 읽는다. 천천히. 아직도 잘되진 않지만, 내 삶에 더 속도가 ..
2013.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