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찾은 희망

내가 월드비전에서 하고 있는(혹은 진행했던) 수많은 사업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청소년봉사단 '해피프렌즈'이고,

만약 또 하나를 더할 수 있다면 '아동권리위원회'이다.

누군가 그랬다.

대구를 '학교폭력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우스개소리처럼 한 말이겠지만(아닐수도 있다...) 나는 그 말이 슬펐다.

'우리가 남이가'로 대변되는 도시.

꼴통 보수지역으로 한번 깃발 꽂으면 도저히 다른 누군가 비집고 들어오기 힘든 정서.

그 정서가 옳다, 좋다는 건 아니지만 그 정서와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왕따'와 '폭력'의 문화.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거 차치하고서 경쟁말고는 도무지 가르칠 생각을 않는

교육의 문제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어쩌겠나.

나같은 사람은 이미 그 경쟁을 뚫고 지나왔고,

다시 그 바닥에 들어갈래야 갈 수 없는 사람인걸.

다만, 그들 곁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도닥여 줄 수 밖에 없는 사람.

그런 내게 그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해피프렌즈'와 '아동권리위원회'는 어쩌면 내게 축복과 같은 이들이다.

일은, 그저 일이다.

하지만 어제 동대구역에서 비 철철 맞으며 '넌 나의 친구야'를 외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괜히 눈물나고 찡해지는 감정들은 아마 이게 내게 하나의 일이라기 보다,

본인들의 문제를 뭐가 될진 모르지만 어떻게든 해보려는 그들의 마음을 바라보는 안쓰러움과 고마움일 것이다.

정말 바라기는 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때에,

지금의 이 마음들을 잃지 않아주었으면 좋겠다.

이미 지나온 일이기 때문에,

이제 자신과 상관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일을 모른척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본인들의 입으로 외친 것처럼,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외쳐주었으면 좋겠다.

부끄러운 어른의 한 사람으로써,

이 아이들이 정말정말 자랑스럽다.

고맙다.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