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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

오늘을 사는 청춘들을 위한 동화 - 서칭포슈가맨

by 짱고아빠 2012.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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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 포 슈가맨 (2012)

Searching for Sugar Man 
9.3
감독
말리크 벤디엘로울
출연
말리크 벤디엘로울, 로드리게즈
정보
다큐멘터리 | 스웨덴 | 86 분 | 2012-10-11



경고> 

행여나 이 영화를 꼭 봐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이 창을 닫아라.

그때에 비로소 슈가맨을 영접할때의 감동이 배가 되리니...

내가 살고 있는 대구는 '동성아트홀'에서 밖에 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다.

것도 아마 곧 내릴지 모르니, 서두르시길!



우리는 순진한 마음으로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어떠한 사건이 이루어 질 것만 같은 뭐 그런 이야기를 동화라고 한다.

동화의 범주를 넘어선 장르는 음.. SF공상과학 소설 같은게 있을게고,

신데렐라 이야기는 동화보다는 SF공상과학 소설에 가깝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슈가맨의 이야기도 그런 의미에서 장르구분을 SF쪽에 두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도 있지만,

어메이징하게도 이 일은 실제로 우리 곁(정확히 지구반대편에서)에 일어났던 일이다.


1970년, 디트로이트의 담배연기 자욱한 술집에서 관객을 등지고 노래하던 야인,

한눈에 그를 알아본 이들은 그를 데려다 앨범을 만들고,

그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장담했지만 그가 미국에 판매한 앨범의 숫자는 달랑 6장.

그 앨범을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졌지만,

우연히 전해진 그의 앨범 'cold fact'는 미국의 반대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체게바라의 노래, 혁명과 저항의 아이콘이 된다.

(앨범제목도 콜드팩트, 차가운 현실이다! 으아)

사실 그의 앨범은 남아공에서 공식적으로는 판매금지된 음반이지만 불법복제라는 경로로 이어지며,

그의 모든 음악은 남아공인들의 마음의 불꽃이 되어 적어도 현지에서 그는 밥딜런보다 롤링스톤즈보다 더 위대한 뮤지션의 반열에 오른다.

그리고 그에 대해 들리는 죽음의 소문,

그가 무대위에서 분신했다 혹은 총으로 자결했다는 소문만이 그의 아우라를 마감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는 현자 혹은 단 두장의 앨범을 남기고 사라진 전설의 뮤지션으로 불리고 있었다.


이 영화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이 긴 이야기를 서론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슈가맨'

미국에서는 누구도 그를 몰랐지만 남아공에서는 국민가수인 시스토 로드리게스의 이야기다. 


그의 마지막이 정확히 어떠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를 추척하던 이들은,

돈의 흐름과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엉뚱하게도 그가 살아있으며, 

심지어 디트로이트의 그 술집 근처에 여전히 그곳에 그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또한 더 이상 그는 뮤지션이 아니며 그저 옆집 풀을 베어주고 막노동을 하는 세딸과 함께 살아가는 일반 소시민이었다는 사실,

그에게 찾아가 그가 남아공의 슈퍼스타이며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찾고 있다고 전해주지만

그는 썩 믿지 않는 눈치이다.


그리고 함께 날아간 남아공에서 열린 그의 첫번째 콘서트.

그와 함께 공연하게 된 것이 생의 영광이라는 젊은 밴드들과,

그의 이름이 불리자 10분동안 기립하여 그에게 환호와 박수로 화답하던 몇천명의 사람들.

'I wonder'로 시작하는 그의 노래,

잃버버린 30년의 시간,

다시 찾은 로드리게스의 인생과, 로드리게스를 되찾은 사람들.

십수년전의 퍽퍽한 영상 에 담긴 이 환상적인 장면.


눈물나는 이 장면 뒤의 로드리게스의 삶은,

우리게 큰 질문을 남긴다.


남아공에서의 자신의 지위를 눈으로 확인한 이후에도 여전히 그는 디트로이트에서 막노동일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그에게 되돌아간 수많은 부는 그의 가족과 친척들에게 나누어준 채로 말이다.

중간중간의 그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지금도 우리 옆집 아저씨와 다를바 아니다.

기타 잘 치는, 

어수룩한 착한 아저씨.


40년전 뮤지션으로 그가 세상에 던진 메세지는 그가 알지 못했던 세계에 전달되었고,

그 거대한 외침이 되돌아와 부와 명예라는 모습으로

오늘날 자신의 귀에 들렸음에도 그 외침을 뒤로하고 그냥 오늘을 살아간다.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음에도,

드라마의 언저리 혹은 뒤에 있어야 했던 그의 삶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게, 가능한가?

슈가맨은 그렇다고 대답하며 오늘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래 그게 사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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