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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

take this waltz

by 짱고아빠 201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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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 (2012)

Take This Waltz 
8.2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겐, 루크 커비, 사라 실버맨, 아론 에이브람스
정보
드라마 | 캐나다 | 116 분 | 2012-09-27



난 아무래도 '우리도 사랑일까'라는 불륜스러운 제목보다

원제인 take this waltz가 더 마음에 든다.


레너드 코헨의 노래제목이기도 한 이 take this waltz는 극 후반에 삽입되며,

마고와 대니얼의 공간을 빙빙돌며 사랑이 어떻게 일상으로 되돌아가는지 보여주는 이 장면은 정말이지 걸작이다.

내가 이 영화를 한번더 보게 된다면 아마도 이 장면이 보고싶어서리라.


무엇이 사랑일까에 대해 답을 내리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한 이, 사랑이 내리막을 걷는 이, 사랑을 원하는 이, 사랑에 질식해버린 이.

많은 이들의 사랑의 정의가 다를 것이고, 그 모든 것이 아마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그것의 실체일 것이다.


수많은 은유와 반복이 등장하지만,

몇가지 두 사람 밖으로 나와야만 보이는 것들.


루는 닭고기 요리를 했을 뿐이고,

그를 찾아 백허그(물론 이 행위에는 여러감정이 복합되어 있을 것이다)하고 지랄모드로 돌아선 마고를,

부부사이에 유혹이라는 과정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루는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내보이고 싶어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과업(닭고기 요리, 그것도 마고가 먹기위한)에 충실했던 루를,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고싶지 않지만, 사실 거기서 무슨 대화를 해야할는지도 몰랐던 루를 마고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매일보고, 같이 살고, 모든 것을 공유하는데 무슨 대화가 필요하느냐는 루의 항변을,

비슷한 상황을 겪어 본 남자들은 충분히 공감하리라.


그렇게 하나의 사랑이 끝나고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지만,

헌것도 처음에는 새것이었듯,

인생에는 많은 구멍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다 메우고 사는것은 미친짓이듯,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고야 마는 사랑앞에

마고는 환상적인 어둠이 존재하는 놀이기구 속에서 혼자가 된다.

그리고 대니얼과 함께 그 놀이기구에 올랐던 그 때처럼,

음악은 툭 하고 끊어지고, 조명은 환하게 켜질 것이며, 

똑바로 서면 발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뚱뚱한 관리인은 무성의하게 기구의 문을 열어주며 끝났다고 말할 것이다.


video kill the radio star는 신나는 곡이지만,

비디오 등장하며 라디오가 사라져갔듯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면 과거의 것은 점차 잊혀질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듯 이 굴레안에 사랑이란 녀석도 함께 굴러간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와 인정하지 않느냐의 차이.


마릴린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에서부터 환상적이었던 미셸윌리엄스는 여전히 심장을 콩닥거리게 한다.

그리고 영화 곳곳에 삽입된 음악들은 나를 설레게 한다.


그나저나 사랑.

대니얼이 말하길,

'(이미 사랑이 시작되어버린 것을 두려워하는 마고에게)당신 무슨 문제 있어요?'


아 나도 어딘가에 끼여있을때의 그 두려움이 싫지만,

이것이 사랑인지 뭔지 애매하게 괜히 콩닥거리는 고때가 사랑하기 좋은때가 아닌가.


아 사랑,
괜시리 싱숭생숭한 가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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