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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건축에서 얻는 인사이트 <공간이 만든 공간>

by 짱고아빠 202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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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정책에 반기를 들며 유튜브에서 핫해진 유현준 교수의 책이다. 신간이라기엔 이미 지난해 나와버려서 좀 애매하지만 서점에 가면 꽤 핫코너에 비치되어 있다.

알쓸신잡에서도 보여줬지만 유현준 교수는 꽤나 센 이빨을 가진 이야기꾼이다. 그는 맛있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아는 것 같다. 그래서 유튭 속 그의 이야기도, 그의 책도 무리 없이 지루하지 않게 읽힌다. 아니 심지어 재미있다.

그는 먼저 동서양 문화의 태동을 따라간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나일강, 동서를 가르는 황하를 예로 들어 동서양이 맞닥뜨린 시대와 또 환경의 제약, 그에 따른 삶의 양식이 동서양의 건축을 통해 어떻게 달라졌고 또 인류를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분석한다. 세계사 시간에 졸았더라도, 건축공학 같은 거 들어본 적도 없어도 그가 하는 이야기에 빠져있다 보면 문득 만나게 되는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건축가와 미술가, 그리고 건축물이 반갑게 느껴진다. (안도 다다오의 물의 교회, 바람의 교회는 정말 넋을 잃고 읽었다. 꼭 가봐야겠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책의 후반부로 넘어가며 저자는 기술의 발달로 더는 지리적 영향에 매이지 않는 인간이 어떤 건물을 만들어 내며 어떤 창조적 융합을 일궈내고 있는지 들려준다. 컴퓨터를 통해 상상으로 그쳐야 했던 모든 것들을 이제는 우리 눈앞에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건축은 00주의 융합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입는 옷과도 닮아 있고 우리가 신는 구두와도 닮았다. 나아가 디지털과의 융합으로 건축은 이제는 이 땅에 발붙이는 것뿐 아니라 가상공간을 통해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은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며 디지털로 또는 아날로그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오랜만에 찐 교양을 쌓은 기분이다. 책에서 들려준 이야기들 까먹지 않고 어디가 술술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만 몇몇 텍스트는 분명히 어디서 읽었던 아티클인데 그게 어딘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그의 전작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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