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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좋은생각을 모른다구요? <푸름이 밀려온다>

by 짱고아빠 2021.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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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예쁜 단어로 포장된 짧은 글을 보며 “야 이거 <좋은생각>에 나오는 글 같애!” 라고 외쳤을 때 90년대생 팀원 두 명이 “그게 뭐예요?”라고 답했다.

이걸을 어떻게 설명하나 난감하던 차에 <좋은생각>에서 보내준 책이 도착했다. 이 책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런 게 <좋은생각>의 콘텐츠야"

제목이 참 좋았다, 푸름이 밀려온다니.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 바람은 너무 차고 선풍기 바람에는 말라버릴 것 같은 그런 날 숲에서 불어오는 딱 원하는 만큼의 시원함. 그 푸름이 밀려온다니 표지와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실 난 좋았다.

책은 시와 시인의 문장으로 채워져 있다. 그러고 보니 카드 뉴스나 웹툰은 매일 같이 보는 것 같은데 우리가 시를 마지막으로 읽은 것은 언제였을까. 오랜만에 만나는 시의 리듬감도 푸르다.

시인은 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의 이혼 이후의 절망을 쓰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와 함께 살아온 여정을 돌아보며 기뻐하기도 하고 상념에 잠기기도 한다. 함께했던 행복과 그가 없는 절망이 공존하여 시인은 남은 날들을 염려하지만 결국 그는 지나온 날을 후회하기보다 남은 날들을 잘 살아내기로 결정한다. Keep moving. 그는 자신과 같은 절망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을 멈추지 말 것을 부탁한다.

짧은 문장에 시가 곁들어져 쉽게 읽히는 책인데도 문장이 주는 무게가 만만찮다. 몇몇 문장은 구글링을 통해 원어로 찾아봤는데 시만큼 언어 간 감동이 다른 문학도 없으니 좋은 글귀는 한 번 더 영어로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어릴 적 <좋은생각>은 국민 월간지였다. 사람들은 좋은 글을 보았고, 따뜻한 글을 사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SNS가 발달하고 그렇게 <좋은생각>이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는 동안 우리는 점점 더 자극적이고. 더 센 것에만 반응해 왔는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빠르고 거친 콘텐츠에 지쳤다면, 그리고 그때 그 <좋은생각>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오랜만에 순한 맛, 착한 글을 권한다.

비탄에 빠지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비탄에 빠지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일이나 관계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잃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그 무엇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이 모두를 선택하겠다면,

기쁨과 고통 또한 모두 감수해야 한다.

Keep moving.

(p.232)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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