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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

알고리즘에서 벗어나라 <소셜 딜레마>

by 짱고아빠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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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사실 이젠 좀 익숙해졌지만 고객을 유저 즉 사용자란 이름으로 부르는 건 마약과 it 기업뿐이라고 한다.

둘째, 자본주의 사회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은 무언가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면 사실은 그것은 무료가 아니라 자신이 팔리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문득 섬뜩해졌다. SNS, 우리가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SNS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다. 그런데 이것이 왜 무료인지, 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는 누구도 묻지 않는다. 어렴풋이 원래 그런 거나, 수익 모델이 있겠지. 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유튜브는 광고가 보이지 않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런칭하며 이를 정당화했다. 하지만 매일 추천되는 알고리즘의 순서는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심지어 그 알고리즘에 누구도 왜? 라고 묻지 않는다.

1시간 반 남짓의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과 구글의 현직 엔지니어들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그들 대부분은 IT로 세상을 바꾸려 했고 실제로 그것을 이루었다고 믿었다. 미친 듯이 성장하는 기차에 올라 보여지는 동전의 앞면에 집중하며 그 뒤의 어두움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혹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거라 믿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이윤이 늘어갈수록 그들은 점점 더 동전의 뒷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어려워졌다.

그렇게 그들이 머뭇거리는 동안 우리 아이들은 SNS에 중독되어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이른바 Z세대라 불리는 이들의 사회성 지표는 SNS가 발달한 2010년 이후 눈에 띄게 하락한다. 아이들은 더는 친구와 직접 대화하거나 운동장에 나가지 않는다.

팝업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참는 법도 잊어버렸다. '심심해'를 입에 달고 사는, 휴대폰 없이는 노는 법조차 잊어버린 아이들을 우리는 매일 집에서 만난다.

더 심각한 건 좋아요가 이제 아이들의 자존감을 가늠하는 수단이 되었다는 점이다. Z세대가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 동기는 오직 좋아요 숫자일 뿐이다. 이 빈틈을 파고든 좋아요와 팔로워 장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성업 중이다.

더 최악인 건 이는 어른들의 세계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세상의 전면에 나선 2010년 이후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거의 모든 국가의 정치적 상황은 양극으로 갈라졌다. 알고리즘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택한 면의 세계만 보도록 만들었고 이 세계 안에서 미친 소리로 치부하고 웃어넘겨야 할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공고해졌다. 우리는 더 이상 상대편과 대화 하지도, 이야기를 듣지도 않는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에 보건소의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해 검사를 받지 않겠다는 이들을 목도했다. 충격적인 건 이들이 뉴스에나 나올법한 정신 나간 일부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부모였다는 점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것도 아니고, 최면에 걸린 것도 아닌데 정말 그들은 그렇게 믿었다. 아이러니한 건 반대편의 시각에서 바라보기에 우리도 언론조작에 매수된 불쌍한 이들이긴 매한가지라는 거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섬에 고립되었다. 얼마 전 미국에서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의회 난입사건은 아마도 이 음모론과 가짜뉴스의 정점이 아니었을까.

결자해지. IT을 활용해 전 세계를 들었다 놓은 그들은 정말로 그들이 만든 괴물을 스스로 철회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절대 SNS를 시키지 않는다며 이제는 이를 법으로 규제할 것을 건의한다. 죽은 나무가 살아있는 나무보다 가치있는 세상은 정상이 아니라고 읍소한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에게 유익한 게 아니라 오직 당신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 말한다.

그들은 진심으로 부탁한다. 알고리즘을 철회하고 스스로 검토하고 결정하여 클릭하라고. 정치적, 종교적으로 철저히 다른 관점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그들과 대화하라고. 그리고 할수만 있다면 당장 당신의 스마트폰에서 SNS를 지우고 시스템에 벗어나라고 부탁한다.

명상을 유튜브로 하고 하늘을 인스타로 보는 시대. 세상이 바뀐거라면 별 수 없는 일일지라 치더라도 그 세상 속에서 나는 우리는 어디쯤 있는걸까.

*아이러니한 건 넷플릭스는 나에게 이 다큐를 알고리즘으로 추천해줬고, 페이스북은 이 다큐에 대해 발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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