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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시크한 책 이야기 <책, 이게 뭐라고>

by 짱고아빠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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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함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그 시크한 이의 표적이 되는 건 또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누군가를 평가하기를(특히 비평하기를) 멈춘 것 같다. 잘하는 거야 얼마든지 이야기하고 칭찬할 수 있지만 누군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꺼리게 되고 가능하면 멀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난 내가 하지 못한 비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이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장강명 작가를 잘 알지는 못한다. 사실 그가 쓴 책도 단편 몇 편을 제외하고는 읽어보지 못했다. 팟캐스트를 듣는 편도 아니라(나꼼수 듣다 끊은 지 오래, 가끔 라디오 다시 듣기 용도로 사용) <책 이게 뭐라고>라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 정도나 알았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은 없다.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이 책을 들었는데 읽다가 난 장강명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나 이 부분이 좋았다. ‘소설을 쓴다는 건 세계에 맞선다는 느낌이고, 에세이는 세계와 함께 흘러간다는 느낌’ 그러고 보면 난 늘 에세이보다 소설을 좋아했다. 세계에 속해서 함께 흘러가지만 마음 깊숙이는 늘 세상과 맞서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들이 좋았다. 문학을 보는 세상을 보는 그의 시크한 시선이 좋았고, 맞장구 치며 밑줄 그어가며 읽었다.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동물이 대접받는 나라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구호는 우리가 추구해야할 가치의 순서를 고의로 흐리며,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동물보호법을 만든 나라는 나치 독일이었고, 히틀러는 평생 개를 아낀 채식주의자였다. p.191

“책은 소재일 뿐이죠. 추천하고 싶은 책을 이야기한다기보다는 그 책을 소재로 놓고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해요. 책이 별로라도 대화는 아주 즐거울 수 있고 심지어 유익할 수도 있어요” p.198 김하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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