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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내 브랜드 내가 챙겨야지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by 짱고아빠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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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브런치 아이디가 뭐예요?

가끔 당연히 내가 브런치 작가일 거라 생각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젠 '저 대여섯 번 지원해서 다 떨어졌어요. 하하하 다신 브런치 앱 안 깔려구요'하고 웃으며 얘기하지만 처음엔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다. 국딩시절 멋도 모르고 나간 백일장에서 꽤 큰 상을 받은 이후로 글쓰기에는 꽤 자신이 있었고, 싸이나 SNS에서도 글 좀 쓴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으며 사실 책과 글은 내 정체성과도 같은 거였는데. 대충 주변의 사람들이 다 되는 브런치 작가는 왜 나만 떨어지는 걸까. 나 사실 글 잘 못 쓰는 거 아냐?

글 말고는 딱히 잘하는 게 없었던 터라 이 생각은 꽤 오래갔고 그냥 그렇게 살았다.

2.안녕하세요 00 다니는 누구입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회사에 다니며 같은 나를 표현하는 말이다. 지금이야 이름만 들으면 대충 아는 회사에 있어 '00다니는 장민혁 입니다'로 소개한다지만 이 수식어에서 회사를 떼어내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을까.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만을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면 그게 무엇일까, 누구에게든 자신 있게 나는 이걸 좋아하고 이걸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이거저거 다 떠나서 나는 브랜딩을 하고 싶은걸까,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거였을까?

고민은 꼬리를 물었고 브랜딩에 관한 책을 많이도 읽었다. 브랜딩에 대한 학술적 고찰로 점철된 책도 있고 현업의 노하우를 찬찬히 알려주는 책도 있다. 물론 '내가 이렇게나 잘났습니다' 혹은 '이 회사는 이렇습니다'의 나열로 끝나는 책도 있었다. 자뻑으로 넘치는 책은 제쳐두고 브랜딩에 관한 책을 추천하자면 사실 이론과 경험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필요하고 알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과 돈은 한정되어 있기에 이 둘을 한 번에 잡아주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 차에 이 책을 만났다. 꽤 이론과 경험의 균형을 잘 잡은 책 같다.

3.

마케팅 : 타인에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

브랜딩 : 타인에게 당신은 좋은 사람이군요 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p.33)

브랜딩과 마케팅은 다르다고 인지하지만 현업에 있다 보면 늘 이 둘은 엉겨 붙는다. 저자는 브랜딩과 마케팅을 구분하며 마케팅이 아닌 브랜딩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크게는 정체성과 브랜드 자산,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나누어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사례들이 읽기 쉽고 명확할 뿐 아니라 최신의 사례들을 들어 이해가 쉽다.

(기존의 책들에 항상 아쉬운 점이 사례 돌려막기였는데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쓴 책이다.)

300페이지를 넘기며 스스로 사례들을 대입하다 보면 결국 처음 질문, 그럼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만나게 되는데 글쓴이의 마지막 쳅터가 꽤 용기를 줬다.

'겸손이 지나쳐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는 걸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칫하면 자기검열에 갇히거나 '내가 뭐라고'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내가 뭐라고. 제일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한데, '내가 뭐라고'에 갇혀서 정말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건 아닌지.

용기를 내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야겠다. 그리고 뭐라고 써야겠다. 내 브랜드 내가 챙겨야지.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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