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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후원에 관한 단상

by 짱고아빠 2014.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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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F / 녹색당 / 러빙핸즈 / 아름다운재단 / 열매나눔재단

우리복지시민연합 / 프레시안 / 월드비전


얼마 안되는 금액이나마 내가 후원하고 있는 단체들이다.

월급이 들어오면 얼마의 금액을 통장에 집어넣고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

사실 매월 꼬박꼬박 돈이 들어갔는지 어쨌는지 잘 체크하지 못한다.

문자로 메일로 돈이 안들어갔다는 연락이 오면 아 그랬구나 하고고 그러려니하고 말아버리는.


내가 약관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겠지만,

후원금이 나가는 형태를 살펴보자면 그달의 후원금이 지출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단체도 있지만

돈이 들어오기를 기다려 악착같이 밀린 후원금을 인출해가버리는 단체도 있다.

그럴땐 한편으로 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가 약속한건데.. 하고 뭐 그냥 지나가버리곤 한다.

어차피 내게 있어도 커피한잔 먹으면 없을 돈이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이 뱃 속으로 들어가는 커피값 보다야 좋은 일에 쓰이는게 훨 나을테니 말이다.

나는 보통 나같은 사람들이 더 많을거라 생각했다.

연말정산할때나 혹은 소식지의 후원란에 적힌 내 이름을 찾을때나 후원했구나 하고마는.


나는 제법 큰 NGO 단체에서 일한다.

끊임없이 후원자를 개발하고 그들에게서 후원을 받아내고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들어줘야하는.

그렇게 후원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후원자들의 욕구가 예전에 비해 무척이나 복잡 다단해진 것을 알게된다.

그래 그땐 그랬다. 불쌍한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 의리로라도 도와야 될 사람들 열거하면서 '우리가 이렇게 살아도 되겠냐'고 외치면,

누군가는 지갑을 열었고 그를 시작으로 양심에 찔림이 있는 이는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것을 팔아 그들을 도왔다.

하지만 2014년, 세상은 변했고 사람들은 자신이 낸 돈이 어떻게 무엇을 위해 쓰이는지 알고 싶어한다.

더 나아가 돈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과 시간을 이용해 누군가를 돕는 일을 더 선호한다.

또 하도 많은 사고들로 인한(공동모금회, 예수전도단 등) 후원금의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내어놓지 않는 곳에 자신의 돈과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아한다.

좋게 말하면 사람들의 의식은 점점 깨어났고, 이는 반대로 모금을 하지 않고 살수 없는 단체들은

그들이 하고 있는 좋은 일(?)과 비례하여 후원자들을 관리하는 일에 그들의 힘을 써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까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기에, 후원관리의 일을 하찮게 여기는 이들이 아직도 분명히 많을 것이다.

사무실근처 은행에서 빈 통장을 끊임없이 기계에 집어넣으며 이 좋은 일에 동참하지 않는 이들을 원망하는 이들이 아직도 분명히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의가 강해도 통장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 주님이 채워주실거다. 나도 그렇게 믿는다.

하지만 우리도 할 일은 해야한다.


그리고 그 일은 소식지를 보내거나,

돈이 안들어왔을때 혹은 급전이 필요할 때 문자한통 찍 보내고 마는 수준의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1.보고는 철저하게 해야한다. 매월내는 정기후원이야 소식지로 퉁친다쳐도 수련회 등 큰돈이 들어가는 후원의 경우 하다못해 잘다녀왔다. 도와줘서 고맙다는 문자하나, 메일하나 보내야 한다.

니 말이 맞다.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움직여서 돈보내게 하셨으나 문자하나 못넣어서 뒤틀린 마음을 고치기엔 하나님의 손이 좀 더 필요할지 모른다. 


2.걸려오는 전화한통 문자하나 쉽게 여기지말라. 잊어버릴게 따로있지 후원자로부터 걸려오는 문자나 전화는 가능하면 그날 답해야한다. 꼴랑 만원이라고? 아직 배가 덜 고프군.


3.반대로 후원자들에게 연락하는 것을 두려워할 것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에게(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돈달라는 얘기하기 쉬운 사람 없다. 하지만 후원자라하면 이미 마음을 열고 있는 이들 아닌가?

안주면 별수없지만 후원금이 필요할때는 꼭 그들에게 직접 부탁하고 설득하라. 복음선포하는 마냥 문자 찍 날려놓고는 초조해하는 것보다 바보같은 짓은 없다.


4.가능하면 후원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라. 홈커밍데이든 뭐든 좋다. 어차피 안 올 인간이라도 초대장은 보내야한다. 그리고 꼭 감사의 표현을 하라.

별 거 아닌거 같지만 그 별 거 때문에 후원금이 늘수도 있고 후원자가 늘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거 안했을 경우에 그 반대의 상황이 더 많이 일어난다는 걸 꼭 명심해라.


5.사실 제일 좋은 거는 후원자들과 SNS든 뭐든 어떻게든 소통하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단체는 후원끊기 참 어렵다. 어떻게든 시작했으면 도와줘야한다. 


6.후원하지 않는다해서 대충 대하거나 무시하지 말라. 잠재적 후원자라는게 있는데 사실 이게 제일 무섭다. 그 기관의 내일을 생각한다면 한 세대 이후의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구색을 맞추다 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행여나 크리스쳔 단체에서 모금을 담당하고 있다면 꼭 이를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집사님들, 장로님들 등쳐먹어가며 해외선교가고 수련회 가던 시대는 미안하지만 끝났다.


받아먹었으면 그만큼 뱉어내자 제발.

뭐 격하게 얘기하는 것 같지만 이게 세상의 질서이고 원리이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우리가 그걸 무시하고 살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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