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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잔인한 자비

by 짱고아빠 201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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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영혼 깊은 쪽에서는 너무나 외롭고,

그것을 표현할 말을 잘 모르거나 안다 해도 말할 용기가 없어서,

남들도 나와 같은 줄은 전혀 모른다.

그리고 내가 좀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낯가림을 풀고 독자들 앞에 나서게 되자,

그들은 세상에서 자기 마음을 아는 단 한사람 같은 내게 깊은 동류의식을 느낀 것이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모든 책은 친구들에게 마음으로 보내는 편지라고 했다.

나의 책은 왜 아니겠는가,

아는 친구는 물론 모르는 친구둘에게까지 보내는 편지다.

몰라도 사실은 친구니까.(p.446)


-


쉘던 베너컨은 많은 이름모를 친구들에게 자신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회심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사랑의 성채가 어떻게 깨어졌는지

그 깨어짐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담담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잔인한 자비'라 이름 짓는다.


후우.

사실 이들의 이야기를 쉼없이 읽어내려가며 수없이 눈을 의심했다.

쉘던은 데이비의 죽음 이후 이렇게 고백한다.

이들 부부가 회심하기 전 사랑만으로 쌓은 빛의 성채,

신도 깨뜨릴 수 없다고 다짐하며 쌓은 그 성채를 무너뜨린 건 다름 아닌 하나님이었다고.


뭐? 하나님의 질투가 그들의 이생에서의 사랑은 깨트렸다고?

우리가 이 생에서 누구보다 행복하기를 원하시는 그분이?


또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생에서의 깨어짐을 통해 땅에서 그저 한철로 지나갈 법 했던 그들의 사랑이,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신으로부터의 구원을 얻게 되었노라고.


"잔인하게 자비하신 사랑께서만 빛의 성채를 깨뜨릴 수 있었고,

그렇게 깨뜨리심으로써, 목책 두른 우리 사랑을 그리워하던 영원으로 구해내실 수 있었다고(p.410)"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삶의 의미, 인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

이것도 고백이랍시고 우리를 친구라 부르며 이야기 한다.


하나님은, 

이런 분이라고..


이로써 하나는 확실해졌다.

그분은 우리게 이땅에서 눈에 보이는 좋은 것만을 허락하시는 분은 아니라는 거.

그렇지만 결국 그게 우리의 복이요, 그분께서 베푸시는 자비라는 거.


가끔 몸서리치도록 하나님이 두렵다.

그 자비안에 살아간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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