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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괜찮은 사람 <도티의 플랜B>

by 짱고아빠 202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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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티를 직접 만난 건 지난겨울 캠페인 영상 촬영장에서였다. 우연히 그가 속한 샌드박스와 협업하게 되었고, 운 좋게 이 바닥에서 최고라는 도티를 캠페인 홍보대사로 섭외하게 되었다. 그리고 도티와의 첫 만남이었다. 사실 셀럽에 대한 내 인식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뭔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짙게 깔린 것도 사실이지만 직접 만나본 몇 안 되는 셀럽들은 내게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도티를 만나는 일 또한 그리 신나거나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그냥 일. 외근에 지나지 않았다.

직접 만난 도티는 조금 달랐다. 생각보다 스스럼없었고,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뭔가 어색해 보였고(하지만 결과물은 대만족), 무엇보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 스텝들과 스스로 어울렸다. 이 사람 참 괜찮네란 생각을 하며 헤어졌는데 얼마 후 그의 첫 책이 나왔다. 다음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선물처럼 나오자마자 샀고, 우연히 그의 친필사인본 만권 중 한 권을 받게 되었다. 두 번째 만남에서 그는 그 책을 알아봤고 감사하다며 두 번째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때는 나도 인간 나희선의 팬이 된 이후였다.

책은 도티가 크리에이터로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와 어떤 마음으로 그가 지난 9년을 지나왔는지에 대한 기억이다. 또 후반부에 후배 크리에이터들에게 보내는 몇 가지 당부도 포함되어 있다. 마냥 처음부터 잘나가는 크리에이터일거라는 내 생각이 그저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지금의 도티가 되기까지의 노력과 무수한 실패를 보게 되었다.

물론 이런 성공담이야 수도 없지만 도티가 특히 좋았던 건 달려라 하니 마냥 넘어지면 또 일어나는 깡과 집념이 아니라 넘어지면 다른 길로 돌아가 버리는, 책 제목이기도 한 그의 플랜 B였다. 그도 우리처럼 취직이 여의찮았는데 도서관에만 매달린 게 아니라 BJ의 삶을 시작해버린다. 아프리카TV에서 유튜브로 오기까지 본인이 재미있는 걸 계속해온 꾸준함, 누구나 하는 게임 콘텐츠가 아니라 스스로 제일 잘하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지금의 도티TV로 성장한 유연함, 유튜브 1세대로 개척자의 길 맨 앞에서 샌드박스의 수장으로 후배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 성공 이후 찾아온 공황장애에서 벗어나 도티와 함께 인간 나희선으로의 삶을 세워가는 균형감각까지.

이런 사람이 우리 캠페인과 협업한다니 다행이다 싶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겠다 싶었다.

우리나라가 성장하던 시절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 정치, 교육 모든 분야의 선구자로 한 획을 그은 이들이 있다. 이른 판단인지 모르나 도티도 아마 크리에이터들에게 그런 존재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다음번엔 꼭 밥을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 나희선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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