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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입을 닫고 지갑을 열자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by 짱고아빠 202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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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좋은 사람’인 걸 ‘알아내기’ 위해 애를 쓰는 데 쏟아부을 체력도, 시간도 이젠 없다. 무엇보다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일리도 없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일 따위 더는 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과거의 나를 떠울리면 낯부끄러움에 몸서리가 쳐진다.(p.12)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는 복불복이지만, 어떤 리더가 되느냐는 내가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p.34)

악의를 품은 말은 힘이 세다. 다른 사람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는 그만두는 편이 낫다. 기본값이 늘 자신에게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이 베푸는 배려나 호의를 갉아먹으며 ‘세상의 중심은 나’ 같은 자의식 과잉이라는 괴물을 키운다. 정말이지 너무 부담스럽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축하하기는 커녕 은근슬쩍 비꼬기나 하고, 나쁜 일에는 금세 “어떡하면 좋아. 괜찮아?”라며 좋은 사람인 척 위로하는 그들을 계속 친구로 둘 필요 없다.(p.44)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고 멀리하고픈 인간 군상은 ‘알고 보면 좋은 사람’과 ‘욱하지만 뒤끝은 없는 사람’이다. 저자도 책에 썼듯이 니가 좋은 사람인지 알기 위해 왜 내 돈과 시간을 써야 할 일이며, 욱한 마음에 갖은 비꼼으로 상대의 감정을 쑥대밭으로 만들고서는 저 혼자 풀려 하하 웃으며 그래도 난 뒤끝은 없다고 이죽이는 꼴을 보고 있자면 그 뒤통수를 갈겨버리고 싶어 아주 난리가 난다.

솔직함과 무례함은 어떻게 보면 한 끗 차이 일 것이다. 화자가 누구냐에 또 청자가 누구냐에 따라 솔직한 대화가 될 수도 무례한 대화가 될 수도 있다. 물론 화자는 그 이야기들이 전자이길 바라지만 이런 대화 대부분은 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리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지랄 같은 사실은 화자가 높은 지위일 경우 대화의 내용이나 의도를 막론하고 무례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성인 남자에게 그렇게나 깍듯한 이들도 사회초년생으로 보이는 여성에게는 태도가 돌변하는 걸 우린 너무 많이 본다. (이 경우도 의도는 나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사회초년생, 여성 거기가 호구력 충만한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어야만 했던 저자는 이러한 조건 속에서 어떻게든 성장한다. 매일매일 단단해지고 풍성하게 자신의 조건과 삶을 새로이 정의한다.

사실 이런 유의 메시지를 읽을 때마다 나를 다시 점검하는 편이다. 40대 남성. 마찬가지로 의도와 관계없이 권력을 쥐어버린 입장에서 행여 나의 가벼운 언행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는지, 누군가에게 무례는 아니었는지, 내가 미움받기 싫은 마음에 다른 이들에게 감정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나도 같다. 내 사람들에게만 잘하자. 괜한 오지랖 부리지 말고 입을 좀 닫자. 하지만 지갑은 좀 여는 편도 나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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