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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보지마시오)

휴일을 보내며

by 짱고아빠 201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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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두주일 좀 넘었나. 아래턱을 돌리는 버릇이 생겼다.

마치 틱장애처럼 의지와 크게 상관없이 돌리고돌리고 있다.

안해야지 마음먹지만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다는거다.

부작용으로 안그래도 새는 발음이 자꾸 샌다.

그리고 아래턱이 아프니 온몸이 다 신경쓰인다.

이러니 누구든 만나는게 싫다.

말하는 것도, 마주 앉아있는 것도 불편한다.

그리고 이 버릇이 나타나는 건 아마도 지금 내가 최악의 상태라는 증거다.


2. 표현이 적절한지 알 수 없으나,

꼭 발정난 개마냥 할딱이며 살고있는 내가 한심해 미칠것같은 순간이 매일 찾아온다.

불꺼진 집에 혼자 들어오는 것도 싫고,

혼자 커다란 침대에 던져져있는 느낌도 싫다.

그러니 잘 수 있을리 만무,

2시에 깨고, 4시에 깨고, 6시에 깬다.

몇달을 이러고 있으니 정말이지 미쳐버릴 것만 같다.

매일 술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다.


3. IOS7이 나와서 잠깐 고민하다 베타버전으로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아이폰4임에도 업뎃시켜줘서 고마웠고,

남들은 느리다고 난리던데 난 그닥 문제없이 돌아가줘 고마웠다.

천지인 자판을 쓸수있게 되었는데,

이제 쿼티자판이 익숙해져 천지인이 되려 불편하다는게 함정.

뭐 이게 삶에서 크게 중요하진 않다.


4. 지난 한달 토요일에 죽도록 일했다고 내게 준 보상휴가.

7시에 잠시 일어났으나 11시반까지 퍼질러자고,

그저 하릴없이 멀뚱거리다 양손무겁게 책이나 사고 하루가 지나버렸다.

영화를 볼까도 생각해봤으나 그다지 보고싶은 영화가 없다.

한주도 채되지 않아 읽어치우고 또 새로 책사러가겠지.

거식증은 아니고 거독증이라고 해야하나.

좋다고 해야하나 나쁘다고 해야하나.

나쁘다에 한표 던지고 싶다.

아무튼 아무 의미없는 하루가 지났다.


5. 일이 그렇게 힘들거나 어렵진 않은 것 같다.

아니 어려운데 그냥 그런 느낌마저 사라진 걸지도 모른다.

확실한 건, 일이 내 삶에 차지하는 비중에 훅 줄어들었다는게다.

대리쯤 되니 나타난 현상일지도,

그저 모든 것이 귀찮으니 따라나타나는 게으름일지도 모른다.

아, 에니어그램 9번은 게으름을 조심하라고 했다.

지금 나는 매우 게으르다.


6. 내가 눈이 높단다.

하긴 생각해보면 생긴거 따지는 것보다,

머리에 든 걸로 사람 판단하는 놈이 더 까다로운 놈 맞다.

지는 뭐 그리 잘났다고.

그치만 휴대폰 검사 당하며 살고 싶진 않았다.

정말이지 난.


7. '언어의 정원' 마지막의 가슴 지릿한 여주인공의 대사,

"니가 날 구했어"

나도 누가 좀 구해줬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끌어안고 엉엉 울어버릴 것만 같다.


-


누가 날 좀 안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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