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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책방

김수영을 위하여

by 짱고아빠 201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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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위하여

저자
강신주 지음
출판사
천년의상상 | 2012-04-2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김수영을 읽는 것은 자유를 읽는 것이다!우리의 첫 시인이자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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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계를 넘지 않는다면, 너희 마음대로 해도 좋다" 이것이 바로 허용된 자유의 논리이다. 허용된 자유를 자유라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검열하게 된다. 체제가 우리를 핍박하려고 할 때, 우리는 나약하게 외칠 것이다. "저는 한계를 지켰는데, 왜 그러세요?" 너무나 어리석고 나약한 한탄을 토해내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허용된 자유를 거부하고 자신의 자유를 찾아야 한다. p21


2. 진정한 시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성, 그러니까 단독성을 가져야만 한다. 오직 자신만의 제스처로 살아가는 데 성공한 사람의 자기표현이니까 말이다. 결국 시를 쓰기에 앞서 우리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 내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다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 낸다는 것. 그 자체로 우리는 마침내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신의 반열에 오른 셈이 된다. p.343


3. 누누이 강조하지만 시가 어려워 보이는 이유는 시인 탓이 아니라 우리 탓이다. 앵무새처럼 말을 하는 우리가 자시만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자기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때다. p.341


-


김수영 선생도, 강신주 선생도 나름 철학을 공부한 내게는 굉장히 큰 어른이다.

그리고 강신주 선생이 직접 김수영 선생의 삶을 조명한 책이 나왔고,

봐야지봐야지 노래만 부르다 출판일로부터 일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책을 접할 수 있었다.


자유. 라는 말로 온전히 대치될 수 있는 시인.

강신주가 바라본 김수영은 그랬다.


그는 끊임없이 멈추지 않고 홀로선 팽이가 되기 위해 투쟁했으며,

자신의 자유를 억압하는 그 모든 것과 싸웠다.

그리고 그는 모든 인간은 자유를 위한 투쟁을 해야만 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틀린 말일지도 모른다.

그의 올곶은 단언은 그 옛날 '초인'을 이야기하던 니체와 제법 많이 닮아있다.

초인이기를, 초인이 되려 노력하기를 강요했던 니체는,

별로 초인이 되고 싶지 않은 나같은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기에 모순된다.

또 니체도 그랬지만, 김수영 선생 역시 사상의 자유가 자신의 삶에서 한발자욱도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그의 투쟁역시 그 삶을 넘기 위한 투쟁이었겠지만.


하나 더.

그는 모든 이데올로기와 그에 파생되는 체제논리를 거부했지만,

과연 사회적동물인 인간이 이에 자유로울 수 있는가란 질문은 한번 던져볼 법하다.

인간이 자유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잘못인지 혹은 구조의 잘못인지도 함께 말이다.


어두운 시대.

선생이 행여나 좀 더 사셨더라면 어떤 이야기들을 하셨을까.

괜시리 대학시절 열람실에 앉아 코 훌쩍거리며 책읽던 시간들이 그리워지는 밤이다.



시도 시인이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여러분도 시작하는 것이다. 

자유의 과잉을, 혼돈을 시작하는 것이다. 

모기소리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시작하는 것이다. 

모기소리보다도 더 작은 목소리로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을, 그것을.....

<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 중,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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