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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

ing투기

by 짱고아빠 201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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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투기 : 잉여들의 격투대전같은 이 제목의 원래 의미는 ing투기 즉 전투는 계속된다는 뜻이다.


사건은 찌질이들의 집합소, 잉여천국 디씨 격투갤의 댓글에서 출발한다.

키보드 워리어인 칡콩팥과 젖존슨은 키보드 대전에 이어 결국 현피에 이르게 되고,

기습이라지만 쳐발리는 모습이 SNS에 생중계 된 칡콩팥은 생애 단 하나의 목표 젖존슨을 찾아 식칼을 품고 헤메게 된다.

그와 함께하는 잉여 쭈니쭈니형과 우연히 도장에서 급재미를 느껴 그를 쫓아다니게 된 오영자양과 함께.


잉여들의 인생에 목적과 목표가 생긴다는 것 만큼 좋은 일은 없다.

그래서 목표가 생긴 칡콩판은 완전 병신짓이지만 별짓거리를 다하며 젖존슨을 죽을 힘을 다해 쫓는다.

이민가자는 엄마의 제안도 뿌리치고,

이거만 끝나면 뭐라도 해보겠다고 말한다.


곁가지로 사건에 휘말리게 된 잉여2인 쭈니쭈니 형도 그러하다.

겉보기엔 잘 생긴 얼굴에 큐브(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심지어 찐따인 칡콩팥을 챙기는 마음까지 따뜻한 있는 집 자식같아 보이지만,

그가 격투기 관장님 앞에서 털어놓은 것처럼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뭐 하나 해본적도 없는 시대가 만든 잉여의 일부일 뿐이다.

그런 그가 격투기를 진짜로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물론 관장은 그냥 취미로 하라고 말린다.

진짜들이랑 붙으면 죽어나간다고.


격투기 관장의 조카인 영자는 격투따위 배우고 싶지 않았지만 삼촌의 권유로 인해 아마최강 여성 파이터이다.

그런 그의 전적때문인지 학교에서도 찐따는 분명하지만 그를 건드리는 아이는 없다.

여고생이 부모도 없고 혼자 사는 것도 대단한데

심지어 문고리가 매일 고장났음에도 영자는 별 생각이 없다.

심지어 영자는 밤마다 뭇 남성들의 관음증을 흔들어놓은 인터넷방송 VJ이기도 하다.


이런 대책없는 청춘들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대체로 이런 청춘영화의 플롯은 그냥저냥한 인간들이 우연히 어떤 목표를 갖게 되고

그렇게 알콩달콩하면서 삶의 의미나 목적같은 걸 찾아가는게다.


하지만 잉투기는 그 목적을 영화 후반 완전히 전복시키버린다.

칡콩팥이 죽도록 잡고 싶었던 젖존슨은 그 사건 이후 우울증에 걸려 자살해버리고,

쭈니형은 링위에서 죽도록 얻어맞는다.

영자씨는 심지어 늦잠으로 인해 현장에 있지도 못한다.


그치만 묘한 울림.

칡콩팥은 미안하다고 흐느끼는 젖존슨의 엄마의 모습에서 무얼 보았을까,

쭈니형은 죽도록 깨졌지만 그래도 버틴 사각의 링위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영자씨는 자신을 좋아한다고, 자기도 챙김받고 싶었다고 질질우는 찌질대마왕의 모습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길거리에서 사람을 패고, 학교에 밀가루를 퍼붓고 이를 생중계하는 피날레,

결국 셋은 다시 거리에서 만난다.


피투성이에 밀가루 범벅에 푸른 추리닝을 입고,

찌질하지만 묘하게 희망 돋는 이 장면을 보며 

으이구 인간들아 싶지만 그렇게 그럭저럭 살아갈 인간들의 궁상이 반갑다.


산다는건,

멋진게 아니라 원래 좀 구질구질한거니까.


아, 꼰대없는 세상은 왠지 좀 재미있을 것 같다.



ps1.잉투기 대회는 실제로 열렸다고 한다.

ps2.볼케이노라는 HOT와 젝키에 밀려 사라진 비운의 아이돌을 그대는 기억하는가?

ps3.이 영화에서 품행제로 이후 가장 현실적인 격투신을 만날 수 있다. 

주먹들고 싸우는 건 원래 찌질한거다. 먼저 우는 놈이 지는거.

ps4.엄태구,류혜영,권율 등 이름조차도 생소한 배우들의 연기는 꽤 볼만하다. 왠지 몇년안에 훅 뜰 것 같은.




잉투기 (2013)

8.7
감독
엄태화
출연
엄태구, 류혜영, 권율, 김준배, 김희상
정보
| 한국 | 99 분 | 201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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