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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

그래비티

by 짱고아빠 201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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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에 대해 무언가 끄적여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사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참으로 난감한 영화가 또 그래비티다.


누군가는 SF영화의 걸작이라는 이도 있고,

두 시간동안 잘 자다 왔다는 이도 있다.

(개인적으로 그 시끄러운데서 어떻게 주무셨는지, 하긴 노래방에서 자는 누구도 있으니)


확실히 이전에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비교할 건덕지도 또 비교할만한 영화도 없는 독보적인 영화임은 확실한 것 같다.


또 사전정보 하나 없이 극장을 찾은 나는,

영화보는내도록 4DX나 아이맥스를 그리워했다.


아바타 이후 한동안 3D영화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간혹 3D포멧으로 개봉하는 영화들이 있었으나,

사실 디지털로 봐도 무방한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차라리 3D, 4D는 애니메이션 전용으로 가는 건 어떨까 싶기도 했다.


그러다 터진 '파이이야기'

3D화면에 펼쳐진 태평양의 황홀함은 지금도 잘 지워지지 않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래비티'

3D, 4D의 시각적 즐거움에, 그래비티는 청각적으로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영화는 왜 극장에 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태평양을 넘어 지구밖으로 나가버린 카메라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을 따라 태양이 지구에 비취는 모습과

은하들이 우주에 널부러진 모습들을 우리게 알려준다.

그것도 주인공의 시선과 그 밖의 시점을 오가며,

정신없게 돌아가는 화면에

아무 소리도 없는 혹은 모든 소리가 함께한 우주공간의 광할함까지.


물론 중력의 법칙을 위반한 오류들도 제법 있다지만,

사실 우리같은 사람들이야 뭘 알겠냐 재밌으면 그만인게지.



우주공간에서 우연한 사고로 초보비행사인 라이언박사는 홀로 버려진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시뮬레이션 했던 기억을 떠올려,

우주정거장으로 그리고 비어있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귀환해야 한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고,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상태,

모든 걸 체념하고 죽음을 기다리던 그녀에게 우연히 들려온 지구의 소리.


다른 언어이기에 무슨 말을 하는지 조차 알 수 없지만,

또렷하게 들린 강아지 소리 그리고 아이의 울음소리.

왈왈 소리를 내보고 웃기도 울기도 하다가,

그녀는 지구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문득 알게된다.

아이를 잃고 일만했다던 그녀에게 아마도 지구는 떠나고 싶던 어느 별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도 그녀의 친구가 되어주지 못한 그곳을 박차고 그녀는 우주라는 공간으로 향했고,

중력도 없고 친구도 없는 그곳에서 떠난 그곳을 그리워한다.

맷은 이야기했다. 


두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이곳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과

저곳에 내려가 내일 저녁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


너무너무 빤한 얘기지만,

내일 저녁 나는 무얼하고 있을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늘 마치지 못한 일 때문에 마음 졸이고 있을까,

아니면 친구들과 맥주한잔 기울이며 어느 무용담을 뱉어내고 있을까.


ps.

재난영화라는 타이틀만 보고 들어간 나는 저 우주선이 

언제 미국의 심장부로 떨어질까만 계산하고 있다가 영화가 끝나버렸다..

과대망상 할리웃 영화의 폐혜-_-;


ps2.

도대체 언제적 산드라 블록인데 저 S라인은 왜 거기 있었을까.

조지 클루니도 역시. 멋지게 늙는다는건 서양사례가 참 많은 것 같다.



그래비티 (2013)

Gravity 
8.1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90 분 | 20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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