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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심다 내게 박원순은 순도 100의 빚쟁이다. 마땅히 내가 감당할 몫이어야 했으나 까맣게 잊고 싶었던 사회적 부채들을 어찌나 부지런하게, 온갖 분야에서, 대신 지불해버리는지. 간혹 마주치기라도 할라치면 번개같이 줄행랑을 치곤 한다. 빚 갚으로랄까봐. 내가 아는 한, 그는 대한민국에서 전 국민을 채무자로 가진, 유일한 아저씨다. _딴지총수 김어준 - 이토록 가슴뛰며 책을 접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른다. 책껍데기를 보면서 흥분되고, 떨려하며 책을 맞으러 나간 건 또 얼마만인지 모른다.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그의 삶, 그의 인생 전체를 닮고픈 충동에 심장이 터져버릴정도로 두근거린건 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내 인생을 크게 흔들어 놓은 두 권의 책이 있다. 최일도 목사의 '밥퍼'와 김진홍 목사의 '황무지가 장미꽃같이' 박.. 2012. 4. 15.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첫째, 생태적 시장이 온다. 둘째, 문화와 예술과 디자인의 시대가 열린다. 셋째, 시민사회의 시대가 온다. 넷째, 버려진 곳들이 세상의 중심이 되는 시대다. 다섯째, 새로운 전통의 시대가 온다. 여섯째, 새로운 전문가의 시대가 열리낟. 일곱째, 창조와 혁신의 시대다. 여덟째, 파트너십과 거버넌스의 시대가 열린다. 아홉째, 글로컬(Glocal) 시대가 온다. 열째, 창조적 자본주의의 시대가 열린다. - 이전에 박영선 의원과의 정책토론에서, 일자리 대책으로 박변이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 프로젝트를 소개하자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며 사회적 기업을 대안으로 제시한 적이있다. (사회적기업은 박변이 이미 10년전에 개척한 아름다운 가게로 구체화되었다.) 10년전에 헌옷가게가 대안이 된다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 2012. 4. 15.
나는 어디인가 오랫만에 영화를 보았다. 예전부터 봐야지봐야지 했던 해묵은 영화들을 하나하나 꺼내보며 괜히 공상에 잠겨본다. 곧잘 프랑스영화같다는 이야기를 듣는 홍상수 감독은 2008년도에 프랑스에서 아예 영화를 찍어왔다. 밤과낮, 묘한 대조를 이루는 제목만큼이나, 그리고 그의 전작에서 보여줬던 묘한 반복의 이야기가 전개될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영화는 김성남씨의 일기와 투박한 내래이션으로 전개되고 그걸로 끝이난다. 물론 그 안에서도 묘하게 닮아있고 반복되는 일상의 패턴은 존재한다. 아마도 민선은 유정의 미래 일것이고, 성인의 미래는 지혜일지 모른다. 또 묘하게 성남의 주위에 있던 현주는 민선이나 성인의 과거일지 모른다. 성인과 유정은 똑같이 성남의 아이를 임신했다 말하지만 거짓과 진실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성남은 그.. 2012. 4. 15.
아는게 힘이다 이 영화에서 최고의 덕목은 ‘앎’이다. 모르는 게 약일까, 아는 게 힘일까. 은 시종일관 후자를 선택한다. 앎을 구해야 “영혼의 평온”도 얻을 수 있고 “불행을 벗어날 수”도 있다. 세대를 거듭해온 민족간의 갈등이나 종교 분쟁의 사슬도 끝내 끊어낼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그들이 구하는 앎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날것 그대로의 진실이다. 진실에의 욕망이 영화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면 이 영화는 그 소명에 충실히 답한다. 오이디푸스 신화, 근친상간의 테마도 에두름없이 주파한다. 잔느를 비롯한 인물들은 어떤 비싼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진실을 구할 각오가 되어 있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진 다음에는 윤리적인 선택을 요구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다행히 영화는 도망가지 않고 “분노의 흐름을 끊어내는” 관용을 답으로 .. 2012. 4. 15.
나는 권위롭다 부산에서 난리났다고 할때부터 보고싶던 영화이긴 했으나, 이렇게까지야 뜰 줄은 몰랐다. 다만 좀 의아스럽기는 오늘 내가 갔던 극장에서도 몇관에 걸쳐 상영된 영화가 박스오피스 top10안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음모론-_-). 어쨌든. 연기 좋고, 시나리오 좋고, 연출 탄탄한. 제2의 도가니라 불리며 성지순례의 반열에 오른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점을 제대로 짚을 필요는 있겠다. 영화의 화살은 석궁테러사건을 향하지 않는다. 2cm 석궁테러를 뚫고 15cm 깊이 들어가 권위와 오만으로 똘똘 뭉친 사법부와 그 뒤의 권위주의란 유령를 정면으로 겨눈다. 따라서 이 영화를 시발점으로 석궁테러사건을 재수사해야한다 식의 전개는 오바다. 소위 대한민국에서 배운놈과 잘난놈, 그 잘남으로 권력이라는 완장을 차고 자신보다 열등한 .. 2012. 4. 15.
돼지를 위한 변명 (돼지의 왕 스포있음) 철이의 처음은 영웅이었다. 그 아이는 공부와 힘으로 무장한 개들의 절대권력, 질서에 균열을 내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돼지들에게 철이는 영웅, 돼지의 왕이었다. 철이의 다음은 괴물이었다. 개들의 질서를 짓밟고 학교에서 퇴장한 철이는, 그들의 삶을 영원히 짓이길 괴물이 되고싶어했다. 돼지들에게 철이는 잊혀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언제든 돌아와 개들을 물리칠 메시아였다. 철이의 마지막은 사람이었다. 그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했으며, 더 이상 질서밖의 누군가가 아닌 조용한(질서에 순응한) 삶을 원했다. 돼지들에게 그러한 철이는 용납되지 않았다. 철이는 돼지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살아남은 돼지들 역시, 종족을 넘어서지 못한 채 차가운 아스팔트위에 서 혹은 죽어있다. 영화는 철저한 이분법으로.. 201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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