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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

카트_을들의 반란

by 짱고아빠 2015.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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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을들의 반란>이다.

대한땅콩을 기점으로 촉발된 <을들의 반란>은 주차장에서 주차요원을 무릃꿇린 백화점 모녀 사건을 지나, 위메프의 인턴들을 구조했으며, 디자이너 이상봉의 사과를 받아냈다.

아울러 <열정페이>라는 말도 대박유행어로 거듭났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사회초년생은 열정만 가지고 일해도 그게 다 경험이고 밑거름이라는 꼰대들의 가르침을 비꼰말이다.

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찐따들의 반란에 여당대표라는 사람은 알바들이 당하는 부당처우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거'라며 인생의 약이 될거라 기름 부으신다.

이젠 허탈을 넘어 웃음만 나온다.

이른바 '갑'의 위치에 있는 자들의 뇌구조가 궁금해지기까지 하다.

정말 모르는지, 아니면 애써 모른척하는 것인지.


이 영화가 서글픈건 이미 우리 머리속에 지워진지 오래된 실화라는거다.

그리고 그 오래된 과거는 고작 2007년의 우리이다.

마트를 경영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이는' (심지어 기독교 그룹이라는) 이랜드그룹은 까르푸를 인수 후 직원들의 외주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이 과정에서 계산원들을 파견근무 형태로 돌리며 대 이랜드 투쟁의 불씨를 지핀다.

향후 500일간의 눈물나는 투쟁의 과정은 영화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드라마 <미생>이 히트친 이후,

<장그래법>이라는게 만들어지고 현재 비정규직 2년 고용을, 4년으로 늘리겠다는 안이 튀어나왔다.

아마 이게 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사고의 한계일게다.

비정규직 2년을 넘기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소위 '비정규직 보호법'은 수많은 비정규직의 목숨을 1년 11개월로 단축시켰고,

이게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건지, 돌리겠다는건지 애매해지는 시츄에이션에 그걸 2년 더 연장 시켜주겠단다.

2년이나 키워놓은 사람을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정규직 전환은 불가능하니 2년 더 굴리겠다는 이 법을 통해 장그래는 고맙습니다 하고 <원인터>에서 2년 더 일했을까?


더 갑갑한 건,

이 지랄 맞은 현실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거다.

이 와중에 <을들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아직은 sns상의 키보드워리어전이 전부인 듯 하지만,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세상을 뒤집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고객님.

대형마트, 백화점 입구에서 그네들은 오늘도 우리게 고개숙인다.

차마 고개 똑바로 뜨고 그들을 바라볼 수 없는 난, 

그 인사가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덧.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지 않는 청춘들의 소위 '갑질타령'은 제법 밥맛이다.

사회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되지만,

반대로 개인의 게으름을 사회구조의 문제로 치환해서는 매우 아주 심하게 곤란하다.




카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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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감독
부지영
출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황정민
정보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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