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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보지마시오)

여기 사람이 있다

by 짱고아빠 201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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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일이지만
난 그 일이 일어난디 네달이 지나고 팽목항을 찾았다.
그것도 휴가중에 잠깐 들른 것이 전부다.

밤12시가 넘은 시각.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기다리며,
컨터이너에 사람들이 있었고
곳곳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아마 내가 보이지 않던 쪽에선 구조작업도 한창이었으리라.

멋쩍게 부두를 이리저리 돌아보다 
부두한쪽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어깨를 들썩이는 아저씨를 보았다.
그러보보니 곳곳에 차려진 밥상과 술병들이 꽤 되었다.
드려지지 못한 제사.

누군가는 광화문에서 목숨을 걸고 단식중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 좀 밥을 먹었으면 한다.
난 정말 그도 유민이의 뒤를 따를까 너무너무 겁이난다.

유가족들이 처음부터 줄기차게 주장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알려달라는 것이다.
누구는 그걸 왜 대통령에게 묻냐고 하지만,
국가적 비극에 책임없는 대통령은 없다.
더군다나 이번 일처럼 국가기관의 뻘짓으로 살릴 수 있던 아이들을 물속에 가둬버린 일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그럼에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핑계로 특별법을 제정할 수 없단다.
법치주의가 흔들린단다.

썅. 그놈의 법도 사람을 위해 만든 것일진데,
사람이 여기 있다는데 법이 먼저란다.

여기 사람이 있다.
법이고 나발이고,
모든 가치에 앞서는 사람이 여기에 있다.
팽목항에서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광화문에서 목숨을 걸고 알고자 하는 사람이.

사람이 있다.
제발 여기 사람이 있다.

한번만 딱 한번만이라도 팽목항 바닥에서, 광화문 바닥에서 이야기하는 그들의 피눈물을 보고 들어달라.
이건 위정자라는 인간들이 우리들에게 해야할 최소한의 의무이지 읺은가!



TistoryM에서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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