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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고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 땡큐! 텍사스 카우보이

by 짱고아빠 2014.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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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이라는 질문에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대답한 철학자가 있다.

그리고 여기 한달후 너만 죽는다면 무얼하겠느냐는 질문에 '살 것' 이라고 대답한 남자가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이 남자의 이야기이다.


술과 마약과 섹스 그리고 로데오까지. 

세상 부러울 것 없던 텍사스 카우보이의 삶에 불쑥 죽음이 찾아온다.

에이즈. 게이들이나 걸리는 병인 에이즈가 백인 보수주의 동성애 혐오주의자의 몸 속에 버젓이 들어앉아있다니. 

그는 이 미친소리를 믿지 않았고, 나는 게이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하지만 이미 죽음은 그를 덮치고 있었고 그는 뭐라도 해야했다. 그게 뭐라도.

차마 게이들의 소굴에서 약을 얻지 못한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치료제라고 알려진 약을 공급받는다.

하지만 제약회사의 실험대상이고 오히려 그 약이 자신의 몸을 망치고 있음을 자각한 그는 스스로의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멕시코, 일본 등지에서 자신에게 맞는 치료약을 밀수하고, 그 효과를 스스로 입증한 후

그는 게이 친구와 함께 에이즈에 효과있는 약을 판매하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만들기에 이른다.

백인, 보수주의자, 동성애 혐오주의자가 게이들의 희망이 되어버린 역사적인 일이다.

물론 이 일이 진행되면서 텍사스 카우보이가 동성애자들을 마음으로 이해한다던가, 인류애적 박애주의자가 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는 단지 살고 싶었고, 이미 죽은 목숨이라 치부하며 자신들을 실험대상으로 치부하는 국가에 똥침을 날리고 싶었다.

영화의 결말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그는 결국 죽는다. 다만 그 시기는 의사가 단언한 것 처럼 30일이 아닌 7년으로 연장되었고, 그는 평범하게 죽기를 거부하고 죽을때까지 살려고 노력했다.

그는 묻는다. 


"가끔은 살려고 노력하느라 진짜 살 시간이 없는 것 같아.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지?"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이 질문앞에 먹먹해진다. 대학을 졸업하자마다 학자금을 갚아야하고, 아파트 혹은 혼수를 준비하여 결혼을 해야하며, 결혼 후에도 아파트 평수를 넓혀야 하고, 차를 바꿔야 하고 아이들의 학원비를 대야한다.

이러한 시간들이 흐른 뒤 배가 나오고, 이미 낡을대로 낡은 옷과 가방을 들고 있으며, 더 이상 꾸미지 않아 푸석해진 피부로 오늘을 살고 있는 아줌마 혹은 아저씨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더 이상 예쁘지 않고, 멋지지 않으며 하루가 어떻게 지나버린지도 모른채 세월의 흐름에 자신을 맡겨버린 삶. 누구나 그렇게 살잖아라고 자위하며 내다버린 시간의 흔적들.

그 흔적들을 돌아보며 카우보이는 묻는다.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지?"


감사하게도, 이 질문에 의사는 답한다. 

"의미 있다고"


영화에서 카우보이가 딱 한번 거울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여의사와의 저녁식사에 나가기 전, 한껏 멋을 부리고는 전신거울 앞의 자신을 보며 씽긋 웃어보이는 장면. 

지금은 퍽퍽하고 지루한 삶이 그렇게나 재미없고 비루해 보이지만, 그 미소.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고 또 살아왔음에 오늘의 저녁식사에 감사할 수 있는 미소.

괜찮아. 넌 잘해왔어라고 말하는 우리네 삶에 위안이 되어주는 그 미소.

지금 당장 거울을 보라. 

이에 낀 고추가루를 확인하기 전에, 마스카라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전에,

당신의 얼굴. 이미 충분히 열심히 살아온 당신의 얼굴을 보라.


의미. 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죽음이 찾아와도 우리는 웃을 수 있을지 모른다.


땡큐. 텍사스 카우보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2014)

Dallas Buyers Club 
8.8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매튜 매커너히, 제니퍼 가너, 자레드 레토, 달라스 로버츠, 스티브 잔
정보
드라마 | 미국 | 117 분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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